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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통한 브랜드 이야기

삼양 불닭(Buldak), 스프레드시트 대신 문화를 택한 미국 진출

유튜브 챌린지로는 오래 알려졌지만 정작 미국 매대에서는 존재감이 작았던 삼양 불닭이, 문화를 앞세운 결정 이후 3만 개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간 반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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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 이야기를 시작하며 삼양아메리카 대표가 꺼낸 말은 뜻밖에도 ‘스프레드시트보다 문화’였다. 새 시장을 여는 아시아 식품 브랜드가 흔히 매출 예측과 채널별 손익을 첫 장에 놓는 것과 달리, 그는 이 라면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어떤 공동체 안에서 회자되는지부터 봤다는 뜻이었다. 그 브랜드가 삼양의 불닭(Buldak)이었다.

이 한마디는 사실 무모해 보이는 결정이었다. 미국 시장은 오랫동안 국물 위주의 아시아 라면들이 조용히 자리를 나눠 갖던 곳이다. 자극적으로 매운 볶음면이 대형 유통망 진열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삼양은 문화를 앞세운 접근을 밀어붙였고, 이 결정은 미국 매장 수를 몇 년 사이 몇 배로 끌어올린 시작점이 되었다.

바이럴은 오래됐지만 매대는 좁았다

불닭볶음면을 둘러싼 미국 내 관심은 최근에 튀어나온 현상이 아니다. 2016년 무렵부터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에는 이 라면을 먹고 반응을 촬영하는 이른바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번지기 시작했다. 매운 라면을 놓고 벌이는 소소한 게임 같은 이 문화는 국경을 넘어 조회수를 모았고, 삼양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렸다.

그런데 정작 미국 소비자가 이 라면을 사려면 아시아 식료품점을 찾아가야 하는 시기가 길게 이어졌다. 밈은 확산됐지만 매대는 좁았던 셈이다. 삼양이 2023년 말까지 확보한 미국 매장은 1만 곳이 채 되지 않았다. 화면 안에서는 이미 유명했지만, 대형 유통망 안에서 존재감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

스프레드시트가 아니라 문화라는 결정

전환은 2021년, 삼양이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아시아권 수출에 편중된 구조를 바꾸고 미국 시장을 직접 챙기겠다는 신호였다. 이후 삼양아메리카 대표가 밝힌 대로, 지난 몇 년 사이 코스트코와 월마트, 타깃, 그리고 아마존에 이르는 주요 채널에서 순차적으로 매대를 확보해 나갔다. 뒤이어 크로거와 앨버트슨스로 진출 범위를 넓혔다.

숫자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2023년 말 1만 곳도 안 되던 매장 수는 2024년 말 2만 2천 곳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약 3만 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 10곳 중 9곳, 코스트코 2곳 중 1곳에서 불닭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아시아 식료품점 안에 머물던 브랜드가 미국인의 일상 장바구니 안으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매운맛을 ‘경험’으로 다시 정의하다

대형 유통이 몸이라면, 이 라면의 얼굴은 여전히 소셜 미디어였다. 삼양은 틱톡과 유튜브를 광고 채널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로 보는 관점을 유지했다. 파이어 누들 챌린지는 자연스럽게 ‘불닭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정착했고, Z세대와 알파세대는 이 라면을 저녁 한 끼가 아니라 친구와 공유하는 경험으로 소비했다.

한 예로 어린 소녀가 생일 선물로 받은 불닭 카르보나라를 눈물 흘리며 좋아하는 틱톡 영상은 1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삼양은 이 가족을 직접 찾아가는 활동으로 화답했다. 미국 소비자 조사 기업 뉴메레이터가 알파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삼양푸드를 꼽은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삼양이 밝힌 바에 따르면 불닭 브랜드는 회사 전체 해외 매출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무게를 지닌다.

영웅 하나를 여러 얼굴로 확장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삼양이 이 하나의 영웅 제품을 단일 SKU로만 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불닭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얼굴을 붙였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위한 순한 버전 ‘콘불(Conbul)’이 등장했고,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소비자를 겨냥한 ‘똠얌불(Tomyambul)’과 ‘하바네로 라임 불닭’처럼 지역 특화 맛이 이어졌다.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에는 여전히 ‘파이어 치킨’이라는 원형이 놓여 있지만, 그 주변에는 다양한 취향을 끌어안는 라인업이 자리 잡았다. 하나의 강한 정체성 위에 여러 문을 만든 셈이다. 원형은 뾰족하게, 확장은 유연하게 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삼양 불닭(Buldak)의 미국 이야기를 우리 브랜드 관점에서 다시 읽어 보면 몇 가지가 남는다. 첫째, 바이럴이 있다고 유통이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화면 안의 인기와 매대 위의 존재는 별개이고, 대형 유통망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온다. 둘째, 소셜 미디어는 광고판이 아니라 커뮤니티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소재 삼아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들 때, 그 흐름은 매출로 오래 이어진다. 셋째, 하나의 강한 정체성 위에서만 확장은 자연스럽다. 아무 방향으로나 뻗어 나가는 대신, 원형을 지키면서 곁가지를 붙이는 편이 오래 간다.

매운 라면 한 봉지가 미국의 3만 개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간 이야기는 결국 자극의 승리가 아니라 순서의 승리에 가깝다. 오래된 바이럴이 먼저 있었고, 그 위에 유통이라는 몸이 붙었고, 그 몸을 다시 문화라는 옷으로 감쌌기 때문에 지금의 그림이 만들어졌다.

참고 자료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Calywire Inc.

캘리와이어(Calywire)는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아시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아마존, 틱톡샵, 인플루언서, 퍼포먼스 광고, SEO·콘텐츠까지 현지에서 직접 실행하며 돕습니다. 이 글은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팀이 현장 데이터와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고 검수합니다.

캘리와이어 소개 · 미국 본사 info@calywire.com · 한국 korea@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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