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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킴의 디지털 톡톡

구글이 아니라 챗GPT에 물어보는 손님들

손님들이 검색창 대신 AI에게 묻기 시작한 시대에, 브랜드가 그 답변 안에 들어가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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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은 여전히 구글에서 시작한다고들 말합니다. 사람들이 궁금한 게 생기면 구글 검색창을 열고, 그러니 상위에 뜨는 게 전부라고요. 저는 요즘 그 말을 좀 다르게 봅니다. 제 주변에서, 그리고 제가 지켜보는 소비자들의 손끝에서, 첫 질문이 향하는 곳이 조용히 바뀌고 있거든요.

얼마 전 저녁 자리에서 후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 요즘 저는 뭐 살 때 구글 안 켜요. 그냥 챗GPT한테 물어봐요. 이 조건에 맞는 거 세 개만 추천해 달라고.” 저는 그 순간 손에 든 젓가락을 잠깐 멈췄습니다. 이건 검색어를 바꾸는 이야기가 아니라, 검색이라는 행동 자체가 바뀌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손님은 이제 목록이 아니라 답을 받는다

예전의 검색은 이랬습니다. 질문을 넣으면 파란 링크가 열 개쯤 주르륵 나오고, 손님은 그중 몇 개를 눌러 보며 스스로 비교하고 판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브랜드의 페이지가 몇 번째에 있는지가 중요했죠. 순위 싸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챗GPT나 퍼플렉시티 같은 AI에게 물으면, 손님은 목록을 받지 않습니다. 곧바로 “당신 상황이라면 이 세 가지가 좋겠어요”라는 정리된 답을 받습니다. 열 개를 비교하는 수고가 사라지고, 이미 걸러진 몇 개가 손 위에 놓이는 거죠. 편하죠. 그런데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이건 조금 서늘한 변화입니다. 그 짧은 답변 안에 우리 이름이 들어가지 못하면, 손님은 우리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른 채 결정을 끝내 버리니까요. 열 개의 문 중 하나가 될 기회마저 사라지는 겁니다.

AI는 잘 만든 페이지가 아니라 잘 정리된 사실을 인용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 답변 안에 들어갈까요. 처음에 저도 막연했습니다. 예전처럼 키워드를 촘촘히 넣고 페이지를 예쁘게 다듬으면 되는 걸까 싶었죠. 그런데 몇 달을 지켜보면서 알게 된 건, AI가 참고하는 방식이 사람과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AI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감성적인 카피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딘가에 또렷하게 적혀 있는 “사실”을 끌어옵니다. 이 제품은 누구에게 맞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다른 것과 무엇이 다른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웹 곳곳에 명확하고 일관되게 적혀 있으면, AI는 그걸 신뢰할 만한 정보로 여기고 답변에 담습니다. 반대로 우리 홈페이지에만 멋진 문장이 있고 정작 손님이 궁금해할 사실은 흩어져 있거나 모호하면, AI는 우리를 지나칩니다. 인용할 게 없으니까요.

저는 이걸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의 눈에 잘 띄게 만드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자신 있게 인용할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 하나 더 늘었다고요.

결국 다시 “손님이 실제로 뭘 묻는가”로 돌아온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변화가 오히려 마케팅의 본질을 다시 붙잡게 만든다는 겁니다. AI에게 답변으로 선택받으려면, 손님이 실제로 던지는 질문을 알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제품”이 아니라 “민감성 피부에 맞으면서 향이 강하지 않은 걸 찾는데”처럼, 사람들이 AI에게 털어놓는 구체적인 상황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준비할 것도 명확해집니다. 그 구체적인 상황에 우리 제품이 어떻게 맞는지를, 손님의 언어로 또렷하게 적어 두는 일이죠. 스펙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고민을 가진 분에게 이 제품이 이래서 좋습니다”라고 상황과 함께 말해 두는 겁니다. 흥미롭게도 이건 좋은 마케팅이 늘 해오던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도구가 바뀌었을 뿐, 손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라는 원칙은 그대로인 셈이죠.

판이 바뀔 때 겁먹기보다 먼저 자리를 잡는 일

물론 아직 모든 손님이 AI에게 묻는 건 아닙니다. 구글은 여전히 크고, 당분간 그럴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을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때”가 아니라 “새로운 길이 하나 더 열리는 때”라고 봅니다. 예전 방식을 지키면서, 동시에 AI가 우리를 어떻게 읽고 인용하는지를 이제부터 신경 쓰기 시작하는 거죠.

검색의 판이 크게 흔들릴 때, 늦게 반응한 쪽이 뒤처지는 걸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모바일이 그랬고, 영상이 그랬습니다. 지금 손님들이 검색창 대신 대화창을 여는 이 작은 변화도, 몇 년 뒤에 돌아보면 판이 통째로 바뀐 순간이었다고 말하게 될지 모릅니다. 겁먹을 일은 아닙니다. 다만, 손님이 이미 다른 곳에 묻기 시작했다면, 우리가 그 대답 안에 있는지부터 한 번 확인해 볼 때입니다.

Scott Kim (스캇 킴)Calywire Inc. 창업자 · CEO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마케터입니다.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캘리와이어를 창업했습니다. '디지털 톡톡'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직접 겪은 마케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숫자와 캠페인 너머에서 배운 진짜 인사이트를 편안한 에세이로 풀어냅니다.

이메일: scott@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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