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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통한 브랜드 이야기

어퓨(A’pieu), 미국을 두드린 방식은 조금 달랐다

어퓨(A’pieu)의 미국 진출은 대형 유통 입점이 아니라 소셜에서 먼저 반응이 온 제품을 따라간 순서였습니다. 헤어 비네거 라인의 아마존 성적이 그 흐름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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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하나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220%. 어퓨(A’pieu)의 헤어 비네거 라인이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전년 같은 행사 대비 기록한 매출 증가율입니다. 같은 라인의 연간 아마존 매출은 72% 늘었고, 프라임데이 기간에는 두피 케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7위에 올랐습니다. 대형 광고 캠페인 소식도, 미국 유통 체인 입점 뉴스도 딱히 들리지 않던 브랜드의 성적표였습니다.

남들은 매장부터, 이들은 소셜부터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미국에 들어가는 익숙한 경로가 있습니다. 대형 유통 체인의 바이어를 만나고, 매대를 확보하고, 그 매대를 채우기 위해 물량과 마케팅비를 붓는 방식입니다. 매장에 깔리는 순간이 곧 성공의 신호로 읽히죠.

어퓨(A’pieu)의 순서는 반대에 가까웠습니다.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미국 법인 대표 제이 안(Jay Ahn)은 미국 확장의 근거로 소셜미디어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던 반응을 들었습니다. 특히 신제품 주시 팡 워터 블러셔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색이 선명하고 애플리케이터 형태가 독특해서 짧은 영상에 잘 맞았다는 설명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미국 시장을 설득해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가 이미 반응을 보인 다음에 그 반응을 따라 들어간 셈입니다. 공개된 자료만 놓고 보면 어퓨(A’pieu)의 미국 채널에서 확실하게 확인되는 것은 아마존과 소셜의 조합입니다. 대형 유통 체인 롤아웃이나 별도의 미국 자사몰을 성공 요인으로 내세울 근거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점이 이 사례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남들은 라인 전체를, 이들은 한 제품을

브랜드가 해외에 나갈 때 흔히 겪는 유혹이 있습니다. 잘 만든 제품이 서른 개인데 그중 몇 개만 내보내기가 아깝다는 감정이죠. 그래서 카탈로그를 통째로 들고 나가고, 결과적으로 현지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어퓨(A’pieu)의 미국 이야기에서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제품은 사실상 두 가지입니다. 주시 팡 워터 블러셔, 그리고 헤어 비네거 라인. 회사가 미국 확장의 근거로 언급한 것도 워터 블러셔 하나였고, 아마존에서 실제 숫자로 확인되는 것도 헤어 비네거 한 라인이었습니다. 이 둘은 카테고리도 다르고 소비자도 다릅니다. 색조 하나와 두피 케어 하나. 화려한 통합 전략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브랜드 전체를 알리려 애쓰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굴러가기 시작한 제품이 있으면 거기에 힘을 실어 준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블러셔는 소셜에서, 헤어 비네거는 아마존 검색과 프라임데이에서. 통로가 다르니 방법도 달랐습니다.

남들은 프리미엄으로, 이들은 접근성으로

미국에서 K뷰티가 자리를 잡는 방식에는 몇 갈래가 있습니다. 성분과 기술을 앞세워 가격대를 끌어올리는 길이 하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시도 문턱을 낮추는 길이 또 하나입니다. 어퓨(A’pieu)는 처음부터 후자였습니다.

회사가 미국에서 겨냥한 대상은 분명히 Z세대였습니다. 브랜드 자체가 젊고 발랄한 색조에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미국 진출의 언어도 럭셔리가 아니라 접근성과 가치 쪽에 놓여 있었습니다. 헤어 비네거 라인 역시 두피 케어라는 기능을 합리적인 가격에 담았다는 점이 성과 요인으로 언급됩니다. 브랜드 공식 소개도 아시아, 미주, 유럽 20개국이라는 넓은 유통 범위를 강조하지, 고급 포지셔닝을 내세우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낮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전략이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소셜에서 우연히 브랜드를 처음 본 열아홉 살이 “그럼 하나 사 볼까”까지 가는 거리를 줄여 준다는 점에서는 강력합니다. 틱톡에서 본 블러셔가 몇 만 원짜리였다면 그 거리는 훨씬 멀었을 겁니다.

남들은 캠페인을 만들고, 이들은 신호를 읽었다

이 사례에서 가장 배울 만한 대목은 의사결정의 방향입니다. 보통은 본사에서 미국 진출을 결정하고, 그다음에 무엇으로 어떻게 알릴지를 고민합니다. 어퓨(A’pieu)의 경우 순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소셜에서 이미 올라온 반응이 먼저 있었고, 그 반응이 진출의 근거가 됐습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캠페인을 먼저 만들면 브랜드는 소비자가 좋아해 주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신호를 먼저 읽으면 브랜드는 이미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 쪽으로 자원을 옮기기만 하면 됩니다. 실패 확률이 다르고, 들어가는 비용의 성격도 다릅니다.

물론 여기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신호를 읽으려면 신호가 잡히는 곳에 제품이 이미 놓여 있어야 합니다. 어퓨(A’pieu)의 경우 아마존이라는 열린 매대와, 형태가 독특해서 영상에 잘 담기는 제품이 그 조건을 만들어 줬습니다. 아무 데도 팔지 않는 제품에서는 읽을 신호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첫째, 미국 진출의 출발점을 회의실이 아니라 데이터에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형 유통 입점 계획서를 먼저 쓰기 전에, 아마존 같은 열린 채널에 소수의 제품을 올려 두고 어떤 것이 스스로 움직이는지 몇 달 지켜보는 편이 훨씬 저렴한 학습입니다. 어퓨(A’pieu)가 워터 블러셔의 소셜 반응을 미국 확장의 근거로 삼은 것처럼, 근거는 만들어 내는 것보다 발견하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밀어야 할 제품은 브랜드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고릅니다. 한국에서 잘 팔린 제품과 미국에서 반응할 제품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색조 브랜드로 알려진 곳에서 두피 케어 라인이 아마존 카테고리 7위에 오르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예상 밖의 제품이 뜨면 그쪽으로 방향을 트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셋째, 제품의 형태 자체를 콘텐츠 관점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워터 블러셔가 소셜에서 회자된 이유로 언급된 것은 성분이나 효능이 아니라 선명한 발색과 독특한 애플리케이터였습니다. 15초 영상에서 눈에 걸리는 지점이 있느냐, 이 질문이 미국 시장에서는 제품 기획 단계의 질문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거창한 미국 진출 선언보다, 신호가 잡히는 자리에 제품을 놓아 두고 조용히 기다리는 쪽이 결국 빨랐던 사례입니다.

참고 자료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Calywire Inc.

캘리와이어(Calywire)는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아시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아마존, 틱톡샵, 인플루언서, 퍼포먼스 광고, SEO·콘텐츠까지 현지에서 직접 실행하며 돕습니다. 이 글은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팀이 현장 데이터와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고 검수합니다.

캘리와이어 소개 · 미국 본사 info@calywire.com · 한국 korea@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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