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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킴의 디지털 톡톡

클릭은 샀지만 마음은 못 샀다

광고비를 부으면 클릭은 옵니다. 그래프는 예쁘게 오르죠. 그런데 매출이 안 움직인다면, 우리는 클릭을 산 것이지 마음을 산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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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집행하다 보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시보드의 그래프가 오른쪽 위로 쭉쭉 올라갈 때입니다. 노출이 늘고, 클릭이 쌓이고, 방문자 수가 어제보다 두 배가 되어 있으면, 마치 일이 아주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저도 마케터 초년 시절에는 그 그래프를 보며 뿌듯해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대표님이 저에게 던진 질문이 그 뿌듯함을 정확히 갈라놓았습니다. “클릭은 이렇게 많은데, 그래서 이번 달에 몇 개 팔렸나요?” 저는 잠시 말문이 막혔습니다. 클릭은 샀는데, 정작 마음은 못 샀던 겁니다.

트래픽은 시작일 뿐, 결승선이 아니다

광고비를 쓰면 클릭은 옵니다. 사실 클릭만 보면 어렵지 않아요. 예산을 올리고 타겟을 넓히면 숫자는 따라옵니다. 문제는 그 클릭한 사람들이 페이지에 들어와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나가느냐입니다.

한 캠페인이 떠오릅니다. 클릭률은 업계 평균을 훌쩍 넘겼고, 유입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보고서만 보면 대성공이었죠. 그런데 매출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들여다보니, 사람들은 광고에 이끌려 들어왔지만 막상 페이지에서 “왜 이걸 지금, 다른 것도 아닌 이것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떠나고 있었습니다. 광고는 문을 열어 손님을 들였는데, 정작 가게 안에는 그들을 붙잡을 이야기가 없었던 겁니다.

클릭은 호기심이고, 구매는 신뢰다

저는 클릭과 구매 사이에는 생각보다 깊은 강이 흐른다고 봅니다. 클릭은 호기심에서 나옵니다. 잠깐 눈길을 끄는 이미지나 문구면 충분하죠. 하지만 구매는 다릅니다. 구매는 신뢰에서 나옵니다. 이 브랜드가 약속한 것을 정말 지킬까, 나 같은 사람이 이미 사서 만족했을까, 혹시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마련되어 있어야 지갑이 열립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이 강이 더 넓습니다. 미국 소비자는 처음 보는 브랜드를 쉽게 믿지 않습니다. 광고가 아무리 화려해도, 리뷰가 빈약하고 페이지에 신뢰의 근거가 없으면 클릭은 그냥 클릭으로 끝납니다. 우리가 산 건 잠깐의 관심이었지, 그들의 결정이 아니었던 거죠.

돈을 태우지 않으려면, 클릭 다음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광고를 키우기 전에 항상 한 가지를 먼저 점검합니다. “이 클릭이 도착하는 곳에,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들어온 사람이 보게 될 첫 화면, 마주칠 리뷰와 후기, 가격을 납득시킬 맥락,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작은 불안들을 해소해 줄 장치. 이런 것들이 갖춰지지 않은 채 광고 예산만 올리는 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과 같습니다.

화려한 숫자보다, 조용한 숫자를 본다

그래서 저는 보고서를 볼 때 가장 화려한 숫자보다 가장 조용한 숫자를 먼저 찾습니다. 노출과 클릭은 화려한 숫자입니다. 보기에 좋고 빠르게 오르죠. 반면 전환율, 재방문율, 장바구니에 담고도 결제하지 않고 떠난 비율 같은 것들은 조용한 숫자입니다. 눈에 잘 안 띄지만, 사업의 진짜 건강 상태는 거기에 적혀 있습니다.

한 번은 클릭이 잘 나오던 캠페인의 결제 직전 이탈률을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들은 사고 싶어 했지만, 배송비가 마지막 화면에서야 튀어나와 마음을 접고 있었습니다. 광고를 더 키울 문제가 아니라, 이미 들어온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작은 구멍을 막아야 할 문제였던 거죠. 그 구멍 하나를 메우자 같은 광고비로 매출이 눈에 띄게 올랐습니다. 화려한 숫자만 보고 있었다면 영영 몰랐을 일입니다.

마케팅에서 트래픽은 매력적인 숫자입니다. 보기에 좋고, 보고하기에도 좋죠. 하지만 그래프가 올라간다고 해서 사업이 잘되는 건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언제나 그다음입니다. 우리는 지금 클릭을 사고 있는가, 아니면 마음을 사고 있는가. 이 질문을 잊지 않는 한, 우리가 쓰는 광고비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가 됩니다.

Scott Kim (스캇 킴)Calywire Inc. 창업자 · CEO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마케터입니다.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캘리와이어를 창업했습니다. '디지털 톡톡'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직접 겪은 마케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숫자와 캠페인 너머에서 배운 진짜 인사이트를 편안한 에세이로 풀어냅니다.

이메일: scott@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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