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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통한 브랜드 이야기

빼빼로의 원조, 포키(Pocky)는 어떻게 미국 매대를 넘었나

아시아 식료품점 한 켠에 머물던 일본 과자 포키가 코스트코와 아마존, 그리고 11월 11일이라는 하루를 발판 삼아 미국 주류 매대로 건너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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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의 스낵 코너를 지나다 보면, 감자칩과 초콜릿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붉은 상자를 만날 때가 있다. 안에는 가느다란 비스킷 막대 한쪽 끝에 초콜릿이 입혀진 과자가 여러 봉지씩 묶여 담겨 있다. 일본 에자키 글리코(Ezaki Glico)의 포키(Pocky)다. 한국 소비자에게는 ‘빼빼로의 원형’ 정도로 알려진 이 과자가, 스낵의 나라라는 미국의 창고형 매장 한복판에 자리 잡기까지는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아시아 식료품점이라는 유리 천장

포키가 미국 땅을 밟은 건 2003년이었다. 같은 해 글리코는 캘리포니아에 미국 법인 에자키 글리코 USA를 세우며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다. 하지만 첫 출발점은 대형 마트가 아니라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찾는 아시안 식료품점이었다. 낯선 일본 과자가 미국 주류 유통망에 곧장 들어가기란 쉽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포키는 아시아 식료품점 매대 위에서 오래 머물렀다.

이 채널은 지금도 회사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표현될 만큼 핵심이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다. 알려진 바로는 미국 내 포키 판매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아시아계 소매점에서 발생한다. 한 임원은 미국 포키 매출의 65%가 아시아계 시장에서 나오고, 나머지가 아마존과 코스트코, 월마트의 아시안 코너에서 팔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바꿔 말하면, 미국 소비자 대다수가 오가는 일반 매대에는 아직 충분히 닿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붉은 상자와 ‘나눠 먹는 과자’라는 정체성

이 유리 천장을 넘기 위해 글리코가 붙든 것은 제품을 잔뜩 늘리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얼굴을 또렷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미국 사업에서 포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80%에 달한다. 회사의 미국 매출 대부분이 이 한 브랜드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여러 제품을 흩뿌리는 대신, 초콜릿을 입힌 비스킷 막대라는 독특한 형태와 붉은 상자를 브랜드의 상징으로 밀어붙였다.

포지셔닝의 핵심은 ‘행복을 나눈다(Share Happiness)’는 메시지였다. 글리코 미국 임원들은 인터뷰에서, 한 봉지의 당분은 혼자 먹으라고 만든 게 아니며 상자를 함께 나누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의 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 막대 형태라 자연스럽게 양을 조절하며 먹게 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붉은 상자는 그 자체로 ‘즐거움’의 기호로 제시됐다. 달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혼자보다 여럿이. 미국 소비자에게 포키는 과자라기보다 작은 나눔의 도구로 소개된 셈이다.

아마존과 코스트코, 그리고 모바일

정체성이 또렷해지자 글리코는 무대를 넓히기 시작했다. 임원들은 아시아 전문점을 넘어 더 넓은 소비자를 향해 미국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강한 기반을 다진 서부 해안을 발판으로, 일반 식료품점과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매장의 비중을 키웠고, 이후에는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로도 눈을 돌렸다.

디지털도 이 확장의 한 축이었다. 글리코는 미국 소비자의 약 절반이 모바일 기기로 자사 제품을 검색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모바일에 최적화된 제품 위치 검색 도구를 도입했다. 어느 매장에 포키가 있는지 손안에서 바로 찾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이라는 판매 채널이 더해지면서, 아시아 식료품점을 찾지 않는 소비자도 붉은 상자에 닿을 통로가 생겼다. 광고의 나라 미국에서 화려한 캠페인을 앞세우기보다, 발견의 경로부터 촘촘하게 손본 접근이었다.

11월 11일이라는 하루를 브랜드로

포키가 미국에서 존재감을 넓힌 결정적 장치 중 하나는 날짜였다. 막대 네 개가 나란히 선 모습을 닮은 11월 11일을 ‘포키데이’로 삼은 것이다. 글리코는 2012년 이 날을 겨냥해 ‘Let's Share 11.11' 캠페인을 열었고, 이 시도는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를 만큼 큰 참여를 이끌어 냈다. 나눠 먹는 과자라는 정체성과 ‘함께하는 하루’라는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맞물린 결과였다.

이 하루는 이후 디지털 캠페인으로 진화했다. 알려진 바로는 최근 포키데이는 인스타그램 증강현실 필터를 활용해 이용자들이 화면 속에서 서로 막대를 나누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상당한 규모의 온라인 노출을 만들어 냈다. 브랜드가 하루를 소유하면, 소비자는 매년 그 날짜에 스스로 브랜드를 떠올리게 된다. 미국 시장의 벽 앞에서 글리코가 택한 답 하나가 바로 이 ‘기억되는 하루’였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포키의 미국 여정을 우리 브랜드 입장에서 다시 읽으면 몇 가지가 또렷하게 남는다. 첫째,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출발하더라도 그곳을 종착지가 아니라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글리코는 이민자 채널에서 신뢰를 쌓되, 일반 식료품점과 코스트코, 아마존으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세워 두고 움직였다.

둘째, 제품군을 늘리기 전에 하나의 얼굴을 또렷하게 만드는 일이다. 미국 매출의 80%를 한 제품에 실은 포키처럼, 소비자가 단번에 기억할 대표 상품과 상징적인 패키지 하나가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다. 셋째, 소비의 ‘맥락’을 파는 일이다. 포키는 과자를 판 게 아니라 ‘함께 나누는 순간’을 팔았고, 11월 11일이라는 날짜에 그 순간을 묶어 두었다. 식품이든 화장품이든, 미국 소비자에게 새 브랜드가 통하는 길은 결국 제품 그 자체보다 ‘언제, 누구와, 왜’라는 이야기를 함께 건넬 때 열린다.

참고 자료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Calywire Inc.

캘리와이어(Calywire)는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아시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아마존, 틱톡샵, 인플루언서, 퍼포먼스 광고, SEO·콘텐츠까지 현지에서 직접 실행하며 돕습니다. 이 글은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팀이 현장 데이터와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고 검수합니다.

캘리와이어 소개 · 미국 본사 info@calywire.com · 한국 korea@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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