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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통한 브랜드 이야기

슈퍼볼 30초에 700만 달러, 테무(Temu)가 미국에서 산 것

슈퍼볼 30초 광고 한 편에 700만 달러를 쓴 테무(Temu)는, 인지도를 광고로 사고 초저가로 전환을 잡는 정공법으로 1년 만에 미국 이커머스 지형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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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 슈퍼볼 중계 한가운데, 30초짜리 광고 한 편이 70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그 자리를 산 회사는 미국 토박이 브랜드도, 실리콘밸리의 거대 테크 기업도 아니었습니다. 미국에 들어온 지 채 1년 반밖에 안 된, 중국계 모기업을 둔 신생 쇼핑 앱이었습니다. 테무(Temu)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테무(Temu)는 슈퍼볼을 둘러싼 쿠폰과 경품으로만 1,500만 달러 이상을 추가로 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의 경기 중계에 들이부은 돈이, 어지간한 한국 중견 브랜드의 1년 마케팅 예산을 가볍게 넘긴 셈입니다.

남들이 인지도를 키울 때, 테무는 인지도를 샀다

새로 미국에 들어오는 브랜드는 보통 비슷한 길을 걷습니다. 인플루언서 시딩으로 작은 신뢰를 쌓고,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잔잔한 콘텐츠를 굴리고, 입소문이 어느 정도 모이면 그제야 본격적인 광고를 집행합니다. 시간을 들여 인지도를 ‘키우는’ 정공법입니다. 테무(Temu)는 이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2022년 9월 미국에 론칭한 직후, 모회사 PDD 홀딩스는 2023년 한 해에만 약 20억 달러에 가까운 광고비를 풀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유튜브, 틱톡, 인앱 광고, 그리고 슈퍼볼까지, 미국 소비자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화면에 테무(Temu)의 노란 로고가 깔렸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돈을 많이 썼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른 브랜드들이 신뢰를 천천히 쌓고 그 위에 광고를 더하는 동안, 테무(Temu)는 광고로 먼저 인지도를 사들이고, 그 자리에 사용자를 끌고 들어와 신뢰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을 자본으로 압축한 셈입니다.

남들이 마진을 지킬 때, 테무는 마진을 버렸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회사는 신규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비용보다, 그 고객의 첫 주문 마진이 크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단기간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무(Temu)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평균 39달러짜리 주문 하나를 만들기 위해 테무(Temu)는 약 5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썼습니다. 그 전 해인 2022년에는 29달러짜리 주문을 위해 16달러를 쓰기도 했습니다. 한 주문에서 절반 가까운 돈을 다시 광고로 토해 낸 구조입니다.

이 모델은 ‘단기 적자’를 전제로 합니다. 대신 한 번 들어온 고객이 앱을 자주 열고, 재구매를 반복하고, 친구를 데려오면, 시간이 흐를수록 단가가 떨어집니다. 실제로 2022년 16달러였던 주문당 마케팅 비용이 2023년 5달러로 내려간 것은, 이 출혈이 단순한 낭비가 아니라 학습 곡선 위에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남들이 영웅 제품을 만들 때, 테무는 마켓플레이스를 팔았다

케이뷰티가 미국에 들어올 때 흔히 쓰는 전략은 ‘영웅 제품 하나’입니다. 한 가지 SKU를 또렷하게 알리고, 그걸 입구로 삼아 브랜드 전체를 끌고 들어옵니다. 테무(Temu)는 처음부터 다른 길을 갔습니다. 슈퍼볼 광고에서도, 인플루언서 후기에서도, 특정 제품 하나를 부각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Shop like a billionaire(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라는 한 줄의 슬로건과, 아마존 대비 60~70%, 어떤 카테고리는 90%까지 저렴하다고 알려진 가격대 전체를 자산으로 삼았습니다.

중국 공장과 미국 소비자 사이의 단계를 거의 다 걷어 낸 직거래 마켓플레이스 모델이 그 가격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용자가 보는 것은 한 브랜드가 아니라, 끝없이 펼쳐지는 1달러, 3달러, 7달러짜리 물건들입니다. 진입 장벽은 가격이 대신 낮춰 주고, 발견의 즐거움은 앱이 책임집니다. 룰렛 같은 회전판, 카운트다운 타이머, 친구 초대 보너스, 무료 배송 기준선. 게임처럼 짜인 화면이 사용자를 계속 머무르게 합니다.

숫자가 말하는 것

이 공식의 결과는 숫자로 남았습니다. 2022년 9월 론칭 후 1년 만에 전 세계 다운로드는 약 4,050만 건에 이르렀다고 보도됐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한 해 GMV는 약 90억 달러, 사용자는 1억 명을 넘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니스트 애널리틱스(Earnest Analytics)는 미국 소비자 패널 기준 테무(Temu)의 침투율을 15.7%로 집계했고, 디스카운트 스토어 사용자 사이에서는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파이브 빌로우(Five Below) 이용자의 25.5%, 올리스(Ollie’s) 이용자의 24.8%가 테무(Temu)에서도 쇼핑하고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같은 지갑을 두고 미국 오프라인 할인점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물론 GMV나 사용자 수치는 회사가 공식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 외부 추정이라는 점은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미국 진출 채 2년이 안 된 신생 앱이, 오랜 할인 체인들과 같은 카테고리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테무(Temu)의 방식이 모든 브랜드에 통하지는 않습니다. 슈퍼볼 광고를 살 자본도, 주문당 5달러씩 마케팅에 쏟을 체력도 대부분의 한국 브랜드에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 사례에서 가져갈 만한 원칙은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미국에서 인지도는 시간을 들이거나 돈을 들이거나, 둘 중 하나로만 살 수 있습니다. 자본이 적다면 시간을 길게 잡고 커뮤니티에 투자해야 합니다. 어중간한 예산으로 어중간한 노출만 사는 전략이 가장 위험합니다. 둘째, 가격이 무기가 될 수 있다면 그 무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편이 낫습니다. 어설픈 프리미엄과 어설픈 가성비 사이에 머무르면, 미국 소비자에게 어느 쪽으로도 기억되지 않습니다. 셋째, 앱과 웹의 사용자 경험 자체가 마케팅이라는 점입니다. 추천 알고리즘, 적립 구조, 첫 화면의 동선이 광고보다 더 자주 고객을 움직입니다.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사용자가 머무는 화면을 먼저 다듬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테무(Temu)는 미국 이커머스의 룰을 새로 쓴 게 아니라, 가장 오래된 룰 하나를 누구보다 크게 적용했습니다. 인지도는 사고, 가격으로 잡고, 경험으로 묶어 둔다. 단순한 공식이지만, 그 공식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Calywire Inc.

캘리와이어(Calywire)는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아시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아마존, 틱톡샵, 인플루언서, 퍼포먼스 광고, SEO·콘텐츠까지 현지에서 직접 실행하며 돕습니다. 이 글은 캘리와이어 에디토리얼팀이 현장 데이터와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고 검수합니다.

캘리와이어 소개 · 미국 본사 info@calywire.com · 한국 korea@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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