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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킴의 디지털 톡톡

경쟁사 이름 위에서 한 방울씩 새는 광고비

클릭은 싸게 들어오는데 매출은 늘 허전합니다. 경쟁사 이름이 들어간 검색어 위에서 조용히 새고 있는 광고비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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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운영을 맡고 있는 마케팅 팀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비슷한 표정이 스치는 때가 있습니다. 한참 숫자를 들여다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떼시는 거죠. “분명히 클릭은 들어오는데, 매출로는 영 이어지지 않아요.” 어떤 키워드에서 그러시냐고 여쭤보면 대답이 거의 같습니다. “경쟁사 이름이 들어간 검색어요. 클릭 단가는 싼데, 그 뒤가 너무 허전해요.”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작은 수도꼭지 하나가 떠오릅니다. 한 번에 콸콸 새는 게 아니라, 톡, 톡, 한 방울씩 떨어지는 그런 수도꼭지요. 하루치만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한 달치를 모아 두면 어느새 양동이 하나가 가득 찹니다. 경쟁사 이름 위에서 사라지는 광고비가 딱 그 모양입니다.

보고서는 웃고 있는데 통장은 울고 있는 상태

검색 광고에서 누군가 경쟁사의 브랜드 이름을 검색했다는 건, 이미 그 사람 마음속에 다른 가게의 간판이 떠올라 있다는 뜻입니다. 그 검색 결과 화면에 우리가 광고로 비집고 들어갈 수는 있습니다. 클릭 단가도 의외로 저렴할 때가 많아서, 처음에는 가성비 좋은 트래픽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막상 페이지에 들어와 보면 대부분은 머무르지 않고 금세 떠납니다. 그들이 찾던 건 우리가 아니라, 그 옆집이었으니까요.

문제는 이 클릭들이 보고서에서는 멀쩡한 숫자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노출도 올라가고, 클릭 수도 늘고, 평균 클릭 단가는 오히려 낮아진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런데 전환당 비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며시 일그러져 있고, 매출과의 연결고리는 흐릿합니다. 저는 이걸 “보고서는 웃고 있는데 통장은 울고 있는 상태”라고 부릅니다. 광고 운영자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착시 중 하나죠. 숫자가 좋아 보이니까 아무도 의심을 안 합니다. 그 사이 수도꼭지는 계속 떨어지고요.

부정 키워드, 작은 댐 하나를 먼저 쌓는 일

가장 먼저 떠올릴 도구는 의외로 오래된 것입니다. 부정 키워드 목록. 경쟁사 브랜드명을 여기에 올려 두면, 그 단어가 들어간 검색어에는 우리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 줍니다. 일치 유형을 구문 일치로 잡아 두면, 약간씩 변형된 검색어까지 함께 걸러집니다. 마치 갈라진 물길 앞에 작은 댐 하나를 쌓아 두는 일과 비슷합니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구간이 있습니다. 경쟁사 이름이 일상어와 겹치는 경우입니다. 가령 어떤 브랜드 이름이 “근처 강아지 훈련소” 같은 일반 표현과 비슷한 단어라면, 너무 넓게 막아 두는 순간 진짜로 우리를 찾을 수도 있었던 잠재 고객까지 함께 차단되어 버립니다. 댐을 너무 높이 쌓다가 흘러야 할 물길까지 막아 버리는 셈이죠. 그래서 부정 키워드는 한 번 설정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 검색어 리포트를 꾸준히 들여다보며 다듬어 가는 살아 있는 목록으로 다뤄야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어떤 단어가 새로 들어왔는지, 어떤 단어를 풀어 줘도 되는지를 천천히 살펴봐 주세요.

AI 캠페인은 똑똑하지만 마법은 아닙니다

요즘은 구글의 Performance Max처럼 시스템이 알아서 노출 면을 골라 주는 캠페인을 많이 씁니다. 이런 AI 기반 캠페인에는 특정 브랜드와 연관된 검색어를 통째로 포함하거나 제외할 수 있는 기능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단어 하나하나를 손으로 막는 게 아니라, “이 브랜드와 관련된 검색은 빼주세요”라고 시스템에 부탁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편하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클라이언트분들께 늘 한 가지를 함께 강조드려요. 이 기능은 마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AI가 판단해서 거르는 영역이라, 100퍼센트 깔끔하게 차단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일정 주기로 보고서를 열어 어떤 검색어로 노출이 일어났는지 직접 확인하고, 빠져나간 부분이 보이면 사람 손으로 한 번 더 조여 줘야 합니다. 자동에 모든 것을 맡기는 마케팅은, 결국 자동으로 돈이 새는 마케팅이 됩니다. 시스템에게 운전대를 맡기더라도, 운전석 옆 자리에는 누군가 앉아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에게 “전환의 무게”를 가르치는 일

경쟁사 키워드 누수를 줄이는 또 하나의 길은 조금 다른 결입니다. 입찰을 맡긴 시스템에게 “어떤 전환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일이죠. 자동 입찰은 결국 우리가 알려준 신호를 따라갑니다. 단순히 클릭이 많은 키워드, 폼이 많이 채워지는 키워드만 쫓아가다 보면, 정작 매출과 연결되지 않는 빈 클릭에도 점점 더 많은 돈을 태우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시스템에게 “이건 진짜 매출, 이건 그냥 거쳐 간 흔적”이라는 차이를 또렷이 가르치는 데 시간을 씁니다. 결제 완료 같은 진짜 무게가 있는 전환에 더 큰 값을 부여하고, 단순한 페이지 방문이나 가벼운 폼 제출은 신호에서 빼거나 가중치를 낮춥니다. 그렇게 해 두면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사 이름 뒤를 따라온 빈 클릭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떼고, 우리가 정말 원하는 손님이 머무는 쪽으로 예산을 옮겨 가기 시작합니다.

경쟁사 이름 위에서 새는 광고비는 한 번의 큰 결단으로 막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정 키워드라는 작은 댐, AI 캠페인 안에서의 손길, 그리고 시스템에게 무게를 가르치는 끈기 있는 작업이 함께 가야 비로소 수도꼭지의 그 한 방울이 멈춥니다. 광고 운영이라는 게 사실 화려한 한 방보다는, 매주 누수 지점을 한 군데씩 막아 가는 조용한 일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채워야 할 양동이는 결국, 그렇게 한 방울씩 지켜낸 시간들로 차오르니까요.

Scott Kim (스캇 킴)Calywire Inc. 창업자 · CEO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마케터입니다.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캘리와이어를 창업했습니다. '디지털 톡톡'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직접 겪은 마케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숫자와 캠페인 너머에서 배운 진짜 인사이트를 편안한 에세이로 풀어냅니다.

이메일: scott@caly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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